로봇공화국에서 살아남는 법

비행 로봇인 드론을 사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은 세상, 물류센터에는 로봇들만이 운반하는 세상. 딥 러닝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바둑을 제패하고, 인간형 로봇은 아직 멀었다고 하지만 맥도날드 앞에서 점원이 아닌 키오스크를 바라보는 것이 더 편한 세상.

이런 세상,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많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개중에는 들어봤음직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질문들을 같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책이 있다. ‘로봇공화국에서 살아남는 법’ 은 저자의 생각을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다각적으로 이야기해본 책이다.

인공지능 겨울

다양한 생각들이 묻어 있었지만, 이 책이 지키는 기본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자’ 는 것이다. 저자는 컴퓨터의 태동기부터 자동화 프로그램의 시초, 자동화에 따른 사람들의 기대, 그리고 인공지능 겨울 까지의 이야기를 먼저 소개한다. 저자 본인이 컴퓨터를 처음 접하면서 Visual Basic으로 만들어 냈던 ‘말 하는 프로그램’ 에서 굉장한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다른 사람들도 컴퓨터가 점점 곁에 오기 시작하면서 어떤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고 한다.

사람보다 더 빠른 계산을 할 수 있으니, 나중에는 사람과 비슷한 지능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인공지능은 출발한다. 많은 투자가 있었지만 결과는 시원찮았고, 결국 ‘인공지능 겨울’ 이 왔다고 말한다. 투자를 받기 위해, 인공지능이란 연구주제는 ‘머신 러닝’ 이나 ‘자동화’ 같은 다른 이름으로 둔갑되어 진행되었다.

우리가 지금 인공지능과 로봇에 기대하는 바램들이 또 다른 외면으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과거에 실망한 수준으로 연구가 멈추진 않을 것이고, 생각보다 빠르게 진보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그 속도를 넘어서는 기대를 하고 있진 않은지 한번 의문을 가져보자는 것이다.

사람보다 뛰어난 인공지능?

그 중 가장 궁금하면서 두려운 질문은,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사람을 지배할 가능성이다. 저자는 많은 SF 소설에서의 스토리를 언급했지만, 나는 영화 ‘이글아이’ 의 악당이나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저’의 ‘프로젝트 인사이트’ 같은 것들이 먼저 떠올랐다. 아무튼, 이런 두려움에 대해서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기억에 남는 건 두 가지인데, 하나는 ‘지능이 높다고만 해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판타지다’ 라는 것이다. 조선 시대 사대부의 오랑캐 북벌론을 예로 들면서, 청의 황제가 ‘그 붓대로 우리 군대와 맞서 싸울 자신이 있는가?’ 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로봇이 사람보다 더한 완력이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정말로 문무를 겸비한(!)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게임 ‘호라이즌 : 제로 던’ 처럼, 직접 생성되고 발전하는 기계 종족이 생긴다면 말이다. 그러나 정말 이런 세상이 단시간 내에 이뤄질까? 에 대해서 생각하면 아니라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은, 바로 ‘본능’에 관한 것이다. 인공지능이 과연 사람의 생존 본능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냐는 것이다. 고상하게 말하면 ‘나는 왜 살까?’ 라는 질문에 사람은 고민해 볼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그럴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 부분은 앞선 측면보다 더욱 설득력이 있다. 자아의 부재는, 결국 인간의 도구로서의 역할에 당분간 머물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그래서, 책은 이제 현실적인 고민을 해 보자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결국 기계와 인공지능을 점유한 소수의 사람만이 이득을 볼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인공지능 자체가 위협적인 존재는 안되겠지만, 인공지능과 로봇을 갖춘 악인은 정말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도 충분히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된다.

그래서 로봇을 점유한 기업과 개인에게 로봇세를 걷거나 해서, 기본 소득을 주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생산 설비를 점유하는 기업은 공장 노동자보다 더 많은 부를 누리지만, 그래도 공장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주어 분배하고, 그들이 소비자가 되어 경제의 톱니바퀴가 되어주는 순환을 이어갔다. 하지만 일은 로봇이 하니까, 자연스럽게 생산된 이득을 재분배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것이 이 ‘기본 소득’의 아이디어이다. 너무 앞선 생각이라고 책은 말한다. 국가 간 경쟁의 문제가 남아있고, 이런 이야기가 오히려 산업혁명의 성장곡선을 뭉개는 정책이 될 수 있다. 재분배하자는데, 어느 누가 투자를 하려고 할까?

책의 마지막 장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는데, 일하는 로봇과 책임을 지는 인간이 공존하는, 이른바 ‘대 바지사장의 시대’ 가 오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추측이다.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게 되면, 인간은 그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다양한 규제와 법안으로 책임을 수반하는 역할로 전환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런 생각을 해 보지 못해서 신선한 전망이었다 생각한다.

맺으며

책은 ‘인공지능’ 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생각해보는 구성을 하고 있다. 저자의 생각에 반론을 가져볼 수도 있고, 흥미롭게 읽어내려갈 수도 있다. 책을 따라 다양한 시각에서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해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훔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더불어, 거기에 따라 다양한 생각을 해 볼 기회를 가져서 더욱 좋았던 책이다. 다양한 컴퓨터의 역사와, 역사 위에 서 있던 몇몇 사람의 생애도 들을 수 있는 보너스도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