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는 비움으로, 그리고 마음부터

마음이 붕.

몸은 여기 있는데,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격랑(激浪)에 떠밀려 가는 것처럼.

조각난 지식들은 어딘가에 있겠지만, 약에 쓰려고 하면 개똥도 찾을 수 없는 것 처럼 내 단편의 끄적임을 찾기 힘들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이걸 전부 모아뒀다면. 다짐은 용오름처럼 솟구치지만 이내 잠잠한 바다 속으로 꺼져버린다. 정리할 시간이 없진 않았을 텐데, 하면서.

정리와 분류는 결국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 데이터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개발자 둘 모두에게 있어 경쟁력이자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정리를 할 것인지 매번 고민한다. 사무실에서도, 집에서도, 혼자 스탠드등에 앉아 있으면서도. 정리해 두면, 잘 꺼내 쓸 수 있을거란 기대가 있으니까. 이 때 또 물어본다. 정말 꺼내 쓸만한 것들인지는 확인해 보았느냐고. 설마 폐지를 정리하려 드는 것은 아닐까 하고. 그래서 정리에는 비움이 필요하다.

지금 이 생각에도 비움이 필요하다. 마음 속에 부는 바람줄을 하나씩 잠재워야 한다. 초가 타지 않도록, 그나마 따뜻한 이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 이걸 먼저 정리해야겠다. 그래야 지금 앉아있는 곳으로 마음이 돌아올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