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호숫가에 조약돌을 던지면, 주위에서 파장이 일어나지만 이내 움직이지 않는 수심 속으로 들어간다. 작은 물웅덩이에 조약돌을 던지면, 존재를 잃어버릴 만큼 가지고 있던 흙탕물을 사방으로 튀겨낸다. 물웅덩이의 입장에서는 날아오는 돌의 의미를 알 수 없다.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기 직전인데 그럴 여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호수는 여유가 있다. 일단 의미를 파악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어느샌가 돌을 받아주고는 깊숙한 어딘가에 넣어둔다.
자신에게 잔소리하지 않았으면 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이 있다. 필요한 커뮤니케이션도 잔소리로 받아서 문제다. 마치 그 지적을 받아들면 자신의 과업이 부정당하는 것 처럼. 그냥 문제가 있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이면 되고, 오해하고 있다면 해명해주면 된다. 그게 전부다. 화내고, 우울해하고, 보복할 준비를 하는 등의 불필요한 행동은 에너지 낭비다.
조직 생활에서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지적도 당하고 지적도 하며 살아야 한다. 동상이몽라고 할 만큼 사람은 생각하는 바가 전혀 다르다. 그 사이를 메꾸기 위한 고통스런 의사소통은 피할 수 없다. 예민하게 굴거나, 아예 기만하는 행동은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적을 받을 때는 최대한 고요하게, 필요한 대응만 하고 묻어두는 것이 차라리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