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자리에 처음 앉았을 때와 다르게, 언젠가부터 남과 대화하는 것을 기피하는 내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되었다. 의욕이 넘쳐서 이거저거 캐묻고 알아가던 때가 있었는데, 그러면서 반발도 부딪히고 구성원들이 나만큼 의욕적이지 않은 것 같고, 의심하고 실망하고를 반복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 일까. ‘지쳤다’ 나 ‘질렸다’ 라고 해도 괜찮을 수준이었다.
그런데 대화를 그만두면 더 좋지 않은 것 같다. 그냥 시간을 버리는 것 같다. 대화가 멈추면, 서로가 원하는 것을 모르고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흘러간다.
대화를 해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차이를 나도 양보하고 너도 양보해서 맞춰야 한다. 대화를 자주 해서 업무 방해가 일어난다거나, 쓸데없는 일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겠는데… 서로 대화하지 않고 흘러가게 두는 것이, 더 큰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대화하기 싫어하는 나를 달래가며 다른 사람들에게 말해야 할 가장 적절한 질문과 주제를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