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기계발서들은, 목표에 대한 진척을 강요하거나 쥐어짜려는 설득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아니면, 그런 글귀와 말을 사람들이 더 이상 찾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주제가, 맹목적인 믿음이나 노력을 채찍질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에 대한 탐구로 옮겨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라기 보다는 ‘왜’ 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다.
‘어떻게’ 가 아닌, ‘왜’
조금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공부에 대한 방법론, 단기간에 끝내기, 맹목적으로 바라보기,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등의 주제가 가득했다. 공부 잘 하면 좋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것도 동의한다. 그런데 그걸 왜 하냐고, 설마 남 좋으라고 하는건가? 그 흐름에 나를 넣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과연 자기계발이 맞는 걸까?
최근 자기계발서의 내용들은 그렇지가 않다. 남 눈치보지 말자,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진다, 모두가 날 좋아할 수는 없다, 뭐 이런 거다. 일종의 위로이자 응원이다. 베네딕트 컴베비치가 레터스라이브에서 매우 격앙된 어조로 낭독한 영상을 줄이면 ‘남에게 눈치보지 말고 그냥 해라고!' 라는 것이었다. 화난 듯 말하지만, 사실은 위로이자 응원이다. 남에게 눈치보고 있다는 것은, 말 그대로 내가 아닌 남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냥 해보라는 말도, 뭘 하고 싶고 뭘 할 수 있는지 찾아서 하라는 것이다.
내가 한 일은 남들도 다 할 수 있다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겠지만, 지금껏 우리는 우물을 어떻게 파느냐, 어디에 우물이 잘 나오느냐만 들었을 뿐이다. 정말 목이 마른지, 배가 고픈지, 잠이 오는지는 생각해보지 못한 게 아닐까. 다른 사람과 다른 ‘나’ 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남들도 다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남들이 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특별하다.
이런 장황한 이야기를 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다른 모든 사람이 각자 누리고 있는 우물을 나도 파내서 마시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기 위해, 그리고 나만의 특별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살면서 느꼈던, 소중한 경험을 잘 간직하고 계속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을, ‘어떻게’ 라는 주위에 널린 해답에서는 찾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