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상적인 순간

햇살이 드리우는 책상 앞에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두고, 논문을 집어들어 책갈피 너머의 페이지로 넘겨 보는 나 자신을 상상하는 모습을 그려본 적이 있다. 학창 시절 때는, 집중해서 공부하는 지금 이 순간의 내 모습을 내가 본다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한 적도 있다. 그러면 이내 흐트러지고, 방금 전 몰두하던 이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자신이 그리는 이상을 직접 행하고 있을 때는, 그 상황을 자신이 그려왔던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실제로는 그 장면이 아름답거나 만족하는 순간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장면을 보려고 하는 나 자신이 잠시 사라지는 순간이다. 숙제를 하거나, 일을 하거나, 연습을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그 장면 자체는 멋져보일 수 있겠지만 그 속에 있는 정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 많은 것들에 신경을 쓴다. 그것들은, 안에 들어있는 것들은 결코 아름답거나 원한 것이 아니다. 물론 이 과정, 이 결과를 상상하는 사람이 돌리는 쳇바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순간을 바라보는 사람은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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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마음에 조약돌 하나

고요한 호숫가에 조약돌을 던지면, 주위에서 파장이 일어나지만 이내 움직이지 않는 수심 속으로 들어간다.
작은 물웅덩이에 조약돌을 던지면, 존재를 잃어버릴 만큼 가지고 있던 흙탕물을 사방으로 튀겨낸다.

물웅덩이의 입장에서는 날아오는 돌의 의미를 알 수 없다.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기 직전인데 그럴 여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호수는 여유가 있다. 일단 의미를 파악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어느샌가 돌을 받아주고는 깊숙한 어딘가에 넣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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