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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을 읽고

자수성가한 부자가 들려주는 바늘같은 잔소리들

저자인 ‘세이노’ 는 인세를 받지 않는다. 종이책도 원가에 가깝게 책정되었고 전자책은 심지어 무료로 볼 수 있다. (내가 이 책을 접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그는 까페에 글을 쓰면서부터 수익화를 목적으로 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그래서 부자가 되는 방법을 ‘파는’ 사람들은 죄다 사기꾼이며, 실제로 부자가 아니라고 비난한다. 맞는 말이다.)

이 책을 한줄로 평한다면 ‘욕쟁이 부자의 신랄한 인생 잔소리’ 라고 봐야될 것 같다. 본인은 욕을 잘 안한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책에 실린 사례가 일종의 ‘반례’ 다 보니 별의별 연놈-년 들이 다 나온다. 욕쟁이로 비춰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따라할 수 있는 ‘가이드’는 아니다

일단 본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고,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이렇게 됐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자신이 무일푼에서 모든 걸 걸고 했으니 다른 사람들도 부자가 되려면 모든 걸 걸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분위기라고 봐도 좋다.

하지만 ‘성공신화’ 책들이 늘 그렇듯,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본태 능력을 배제한 희망고문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왜냐하면, 세이노 역시 ‘범인’ 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인 아버지 밑에서 나고 자랐으니 과연 공부머리가 없었을까? 좀 더 일찍 세상을 깨우친 것이 그를 부자로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좀 더 일찍 깬다고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나? 결코 아닐 것이다.

그러니 저자가 말한 대로 이 책을 ‘바늘’ 처럼 여겨서 인생을 쿡쿡 찔러보며 반추하는 목적으로 받아들여야지, ‘아무나 할 수 있는’ 성공신화 같은 성서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은 ‘될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바늘’ 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고 냉소적으로 말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부자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고?

부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은 어떤가? ‘이대로 살다 적당히 가죠.’ 세이노는 이런 사람들을 말리지는 않지만, 과연 미래에도 그런 소리를 하면서 평범하게 살 수 있겠냐는 말을 한다.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적어도 큰 돈은 우산처럼 들고 있어야 걱정 없이 세상을 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 금액을 20억이라 생각하고, 모을 때 까지 검소하게 생활했다고 한다) 우산을 쓰려면, 이들이 그토록 거부하던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끌어낸다.

그래서 이 책을 ‘성공신화’ 로 치부해 버리기엔 아까운 면이 있다. 그처럼 커다란 부를 거머쥐자는 취지로 읽기 보다는, 그저 그의 말대로 조금 더 노력해서 조금 더 잘 사는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하면 조금 편안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책에서 표현하는) ‘요즘 것’ 들은 궁금해하지 않는데 알려주면 꼰대라고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그의 책을 (공짜로) 펼쳐보면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나요?’ 그의 조언을 곱씹어보자. 일면 기업친화주의적이고 보수적인 시각이 존재할지라도, 결국 사회에서 인정받고 경쟁하며 살아야 한다면 그의 말을 전부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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