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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story 에서 다시 Hugo 로

조회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안정적인 게 중요하다

티스토리로 갔던 이유

휴고에서 티스토리로 옮긴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Forestry 나 VSCode 를 열어두고 글인지 코드인지 모를 포스트를 쓰는 것이 귀찮아졌고,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조정해 줘야 하는 것 보다는 쉽게 글을 쓰고 싶어서였다. 주로 한글로 된 포스팅을 올릴 거라, 휴고에서 구축해 둔 다국어 기능을 전부 활용할 수 없겠단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티스토리에 올려두면 적어도 다음이나 카카오에서는 검색이 좀 더 활발하지 않을까 하는, 더 많은 유입을 고려한 결정도 있었다.

다시 휴고로 돌아온 이유

그러나, 이번에는 확실히 휴고로 돌아왔다.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고 어이없게도, 10월 15일 카카오가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티스토리도 같이 서비스가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로그인도 되고 글도 살릴 수는 있지만, 모바일 보기만 지원되고 다른 스킨으로 적용도 되지 않는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너의 사이트가 이상하다며, 조치를 취하라는 이메일을 일요일에 발송했었다. 지금은 구글 검색에 다 빠져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티스토리 포스트가 구글 검색에서 썰물처럼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복구가 된다면, 다시 포스트가 검색되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이틀 동안, 나 뿐만 아니라 다른 포스팅까지 정전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나에겐 너무 크게 느껴졌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닐 수 있다. 서비스라는 것이 장애도 있고 종료도 있을 거니까. 그렇다면 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장애나 종료 이후에, 내가 쓴 글을 쉽게 백업받을 수 있을까?
백업 받은 걸 다른 곳에 쉽게 올릴 수 있을까?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포스트를 PDF 로 떨궈준다. Confluence 백업을 받아둬도 그걸 파싱해 가는 데 한 세월이다. 결국 마크다운 만큼 기본 내용만큼은 쉽게 다른 곳에 옮길 수 있는 포맷이 없다.

물론 티스토리도 마크다운을 지원한다. 지금도 잘 옮겨뒀다. 하지만 장애가 이렇게 나 버리면, 옮길 수가 없다. Github Pages 에 올려 둔 Hugo 는 다르다. 일단 내 컴퓨터에 로컬 저장소가 있다. 적어도 거기서 출발하면 된다. 장애가 나면 서버를 열고, 거기에 소스를 부어서 시작해도 된다. 티스토리는 그게 안 된다.

서비스형 블로그의 한계를 너무 꼬집는다 생각할 수 있다. 이번에 그 한계가 진짜구나, 어쩔 수 없겠다 싶으니 다시 가지 않을 것이다.

다시 처음 이유를 돌아보자

글인지 코드인지 모를 포스트를 쓰는 것은 극복해야 할 문제 같다. 다양한 자동화 기능과 snippet 을 동원해야 한다. 포스트 마다 설정 가능한 옵션 파라메터를 확보해야 한다. 다국어 기능은 쓸 수 있을 때 쓰면 된다. 너무 욕심낼 필요는 없다. 유입을 더 많이 바라보기 보다는, 포트폴리오 성격으로 꾸준히 쓰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괜찮은 글은 한 번 봐주십사 요청도 하고 다니면 어떨까 싶다.

플랫폼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사실 디자인도 우선순위가 높은 작업이 아니다.

결국 무슨 내용이 살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Hugo 기반 / JimmyStack 테마를 사용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