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2017)

신세계 이후로 박훈정 감독의 작품이 3편 나온 것으로 안다. 「대호」, 「마녀」, 그리고 「V.I.P.」  이다. 대호는 시놉시스부터 끌리지 않아서 앞으로도 안 볼 생각이고, 나머지 두 편은 시간이 난 김에 몰아서 봤다. (그래서 다음 리뷰는 마녀를 할 것이다.)

박훈정 감독이 각본에만 참여한 다른 두 영화에서 느꼈던 것과 달리, 각본/감독을 병행한 이후에는 찰진 대사도 줄어들고 스토리도 힘이 점점 빠지는 것 같아 보인다. 여기서 「악마를 보았다」 가 얼마나 잔인했니, 「부당거래」 와 「신세계」가 가지는 힘은 어디서 있는지를 다 이야기하는 건 주제를 많이 벗어나지만, 오늘 이야기할 「V.I.P.」 와 비교될 선배격 작품들로 써먹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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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2016)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정만식, 주지훈이라는 다섯 남자의 처절한 깽판을 예고했던 김상수 감독의 영화 ‘아수라’ 가 개봉 한 달만에 IPTV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소문난 잔칫상이 생각보다 빨리 스크린에서 내려온 셈인데, 관객들이 어째서 외면했는지 궁금해서라도 월요일 밤에 시청했다. 간단히 말하면 평범한 느와르 장르로, 돈과 권력 / 의리와 정의에서 갈등하다 더 이상 사람이 아닌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아수라장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백번 이해해주려고 봐도.. 정말 그런 메시지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인터넷에 있는 몇몇 코멘트에 ‘정우성의 연기력 논란’ 을 언급한 부분이 있다. 그가 보여줬던 연기 폭에서 벗어난 연기를 한 것은 맞고, 그래서 일종의 도전적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짧게 말해서, ‘처음 하는 건데 좋게 봐주자’는 마음으로 나는 영화를 봤다. 그래도 봐 주기가 힘들었던 게 문제라면 문제다. 한도경은 사실상의 주인공이므로, 다른 네 남자와의 대화 장면을 굉장히 많이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이다. 그런데 네 사람의 대사와는 달리 웅얼거리거나 어색한 부분이 굉장히 많다. 캐릭터 특성 상 목소리를 항상 크게만 할 수도 없고 뭔가 속이고 사주하고 빌고 설득하는 성격의 대사다 보니 잘 들리지도 않을 게 뻔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대사 처리에 신경을 더 쏟아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욕… 똥개에서 분한 철구처럼 사투리로 욕을 쓰게 했으면 그나마 나았으려나 싶을 정도로 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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