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개발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기술 블로그 에서 주제별로 발췌한, 일종의 모음집이다. 그러고 보니, 크고 유명한 대한민국 IT 기업들을 ‘네카라쿠배’ 라고들 부르던데, 사실은 ‘네카라쿠우’ 가 되어야하나. 쿠우~?
회사 홍보물? 개발자 일지!
성격이 성격이니만큼 회사 홍보 책자인지 심히 의심스러울 만하다.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이 회사에 들어가면 이런 온보딩 과정이 있구나’, ‘이 회사는 이렇게 일하는구나’, ‘이 회사는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논의하는구나’, ‘이 회사는…’ 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 어떤 기술 스택을 쓰는지
- 어떤 온보딩 프로세스가 있는지
- 코드 리뷰 문화는 어떤지
- 기술 부채는 어떻게 다루는지
- 과연 페어 프로그래밍을 주로 하는지
- …
그러나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이런 내용이 비단 ‘우아한형제들’ 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이 글들이 다른 회사에서 하는 것과 겹치고 진부한 내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개발자들 스스로 글로 풀어낸 진정성이 담겨 있는 점은 분명하다. 그 진심이 닿는다면, 팔짱을 끼고 ‘그래 너네 회사 좋은데 뭐?’ 같은 고까운 시선으로 읽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때로는 공감하면서, 때로는 ‘우아한’ 작은 차이에 감탄하면서 읽었으니까.
우아한형제들 기술블로그는 최적의 방법을 찾았노라고 으스대지 않는다. 거기까지 간 험난한 여정을 토로한다. 그저 다른 회사의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같은 개발자로서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장, 그곳이 기술블로그일 것이다.
사내 명언
‘만드는 사람이 수고로우면 쓰는 사람이 편하고, 만드는 사람이 편하면 쓰는 사람이 수고롭다.’
사내에 붙어있는 말이라고 한다. 하지만 비단 우아한형제들 안에서만 적용되는 말은 것은 아닐 것이다.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를 만들 최적의 설계와 운영을 찾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있다면,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찾는 열정과 무수한 테스트와 반복 작업에도 굴하지 않는 끈기일 것이기 때문이다.
기억에 남는 구절
절차는 절차일 뿐, 대단한 무언가가 아닙니다. 항상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우리가 절차를 이용하는지, 우리가 그 절차에 그냥 속해 있는지 말이죠.
스프린트 회고 때 한다는 KPT (keep, problem, try) 소개글 말미에 나온 말인데,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본래는 절차와 상관없이 항상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겠지만, 어쩐지 무임승차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절차를 따르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생기지 않으며, 절차를 따르면서도 항상 의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겠다.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는 DR (Developer Relation) 팀이 말한 ‘개발자 교류’ 가 단순 회사 차원의 활동이 아닌, 모든 개발자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일수도 있겠다는 다소 오버스러운 생각도 들었다. 이 책도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블로그를 열심히 해야겠다.)
백엔드/프론트엔드, 신입/경력 가리지 않고 현업에 있는 개발자라면 즐거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개발자가 아닌데 회사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읽어볼 만 하지만, 기술적인 내용이 많이 나와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은 참고하자.
※ 이 글은 골든래빗으로 부터 책을 증정받아 작성되었습니다.